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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자가자대학박물관 연재1] 대학박물관은 대학생 전용이 아니다

2006-04-25 15:16:00
조회 9179
대학박물관은 대학생 전용이 아니다 
[가자가자 대학박물관 1] "일반 시민도 환영합니다!" 
곽교신(iiidaum) 기자 

박물관이 오늘날과 같은 문화 공간으로 개념이 정립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말에 프랑스에서 루브르 박물관이 시민 계급에게 공개되면서부터다. 박물관을 전문적인 자료를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 교육 공간이라고 볼 때, 루브르 박물관의 일반 공개는 단순히 박물관 하나의 공개를 넘어서 고급문화 향수권의 대중화를 뜻하는 상징적인 일이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박물관은 1908년 창덕궁에 개관한 '이왕가박물관'이다. 조선을 국가가 아닌 일개 왕가로 의도적으로 격하시킨 제국주의 일본의 입김 아래 문을 열었기에 '이왕가박물관'이라는 이름의 내력은 물론 운영과 전시 방향도 식민정책에 준했다. 

그러나 일제에 의해 우리나라에 근대 박물관의 개념이 최초로 심어진 것은 아니다. 일제가 '제실박물관'(이왕가박물관의 최초 이름. 실제 사용되진 못했다) 개관을 계획하기 꼭 이십 년 전에 박영효가 교육기관의 하나로 서구 개념의 박물관을 세울 것을 고종 황제에게 건의한 일이 있다. 이는 일본이 미국의 영향으로 자국에 근대 박물관을 세운 지 불과 10년 뒤의 일이었으니, 국체가 흔들리던 구한말 혼란한 시기에도 박물관 건립의 필요성에 관한 한 문화 자주권은 막강했던 셈이다. 

"졸업 때까지 학교박물관에 가 본 적 없어요..." 

전국에 산재한 97개의 대학박물관은 학문연구를 위한 대학 부설기관의 하나로 설립되어있으나 전시 공간은 일반인에게도 아무 제한 없이 공개되고 있다. 최근 전국 국공립 박물관과 특색 있는 사립박물관들이 부쩍 늘어난 대중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좋은 역할을 하고 있는 반면, 좋은 전시 인프라를 가진 대학 박물관은 상대적으로 일반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 

한국박물관협회 김종규 회장은 "대학의 중요한 문화기반시설의 하나인 대학박물관이 교육부의 대학평가 항목에서 제외되어있는 현실이 대학박물관을 비롯한 대학문화 시설의 침체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며 "대학박물관의 활성화로 대학 부설 연구기관 차원을 넘어서 대학박물관이 대학 및 대중문화 고급화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졸업 때까지 한 번도 학교 박물관을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는 해당학교 졸업생들의 솔직한 고백이나, 캠퍼스에서 대학박물관의 위치를 물어보면 자세한 위치를 모르는 재학생이 적지 않은 현실에서 학생이 아닌 일반의 관심까지 대학박물관으로 돌리려는 것이 시급한 일이냐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대학박물관의 관람객이 학생이냐 일반이냐는 우선순위를 따지며 접근할 일이 아니다. 말을 물가에 데려가야 물을 먹일 수 있다. 대학박물관 전시 콘텐츠들은 분명히 우리 문화유산의 한 영역이다. 최근 용산에 개관한 국립중앙박물관에 쏠렸던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은, 박물관이 전문 학자나 학생들이 주로 찾는 '전문가의 영역'에서 누구나 가서 즐기는 '만만한 문화공간'으로 대중에게 인식되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용산 새 국립박물관 내 벤치에 누워 자는 사람이 있는 것을 "공중 의식이 결여된 무질서 현장"으로 본 TV 뉴스가 있었지만, 대중의 이런 모습은 박물관이 '어쩐지 옷깃을 여며야 하는 고루한 장소'에서 '친근감이 느껴지는 만만한 장소'로 바뀐, 이른바 문화민주주의 확산이라는 긍정적인 해석도 가능한 일이다. 프랑스 대혁명 후 4년 만에 루브르 박물관이 시민 대중에게 무조건 개방된 것도 프랑스 시민 사회가 문화민주주의로 약진하겠다는 상징성이 컸다.

 "일반인의 대학박물관 방문을 언제든 환영합니다"

  

▲ "모든 대학박물관은 언제든 일반 관람객 여러분을 환영합니다"고 말하는 한국대학박물관협회장 배기동 한양대 교수. 

ⓒ 곽교신 
2005년에 로또복권기금이 지원되면서 전국 38개 대학박물관들은 평소엔 엄두 내기 힘든 특별기획 전시를 역동적으로 펼쳤었다. 물론 일반인에게도 무료로 공개된 특별전이었으나 그런 전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가 즐긴 일반인은 그리 많지 않았다. 대중이 고급문화를 무료로 접할 좋은 기회가 상당부분 공중에서 사라진 셈이다. 

배기동 대학박물관협회장(한양대 박물관장)은 "대학박물관은 대학(생)의 전용 공간이 아니다. 이 기사를 계기로 일반인들이 대학박물관 접근에 거부감을 버려서 좋은 전시 콘텐츠가 많은 전국의 대학박물관이 일반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를 기대한다. 대학박물관은 해당 대학만이 아닌 국민 모두의 문화유산 창고이며 따라서 일반인의 대학박물관 방문을 언제든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런 취지의 본 기사는 우수한 전시 콘텐츠와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대중에게서 멀어져 있는 대학박물관을 전국의 문화 시민 대중에게 적극 소개하고자 하며, (사)한국대학박물관협회의 자문과 각 대학박물관의 협조 자료를 바탕으로 연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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