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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가자가자 대학박물관 연재 4] 박물관에서 우주정거장까지

2006-04-25 15:38:00
조회 9489
박물관에서 우주정거장까지 '슝~' 
[가자가자 대학박물관 4]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박물관' 
곽교신(iiidaum) 기자 

 

▲ 엔진을 제외하고 국내 기술로 제작된 국산항공기 KT-1의 정밀 모델. 우리나라 항공기 역사를 고려하면 KT-1 의 성능은 놀랍다. 약간의 변경으로 정보통제기 또는 경전투기로 사용이 가능하다. 나라 안에 두 대뿐인 정밀 모델로 국방과학연구원의 기증품. 

ⓒ 항공우주박물관 

국내 최초의 항공우주박물관을 찾았다. 바로 2004년 8월에 개관한 항공대학교 항공우주박물관이다. 

국내엔 경남 사천과 제주에 유사한 성격의 항공관련 전시관이 있다. 그러나 항공우주박물관 이전에는 전시관 수준을 뛰어넘는 박물관이 개관한 예가 없었다. 그러니 격을 갖춘 항공우주박물관은 항공대학교가 유일하다. 

오래된 유물을 잘 보존하기 위해서는 첨단 보존과학의 힘이 절대적이지만 '과학적'이라는 말은 '박물관'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그래서 첨단 과학인 '항공우주'와 고전적인 의미가 풍기는 '박물관'이 합쳐진 이 박물관의 이름은 왠지 친근하지가 않다. 

그런 뜻에서 '박물관'이 아니라 초·중학교 학생들을 위한 '과학관'이라 부르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었다. 그러나 항공우주박물관은 그런 우려를 단번에 깼다. 

 

▲ 왼쪽은 항공기 조종석 모양의 비행 시뮬레이터. 오른쪽 사진은 항공기 사고 때마다 관심의 촛점이 되는 블랙박스 실물(비행기록장치, 조종실 음성기록장치). 

ⓒ 곽교신 

입체 안경 쓰고 가상항공 체험하면 진짜 비행기 모는 기분 

이곳의 전시물은 전통적인 박물관을 떠올리면 마냥 생소하기만 하다. 기존 관념으론 박물관이 아니다. 그러나 각종 항공기 엔진 실물과 퇴역한 항공기 정밀 모형 등 지금도 쓰이면서 동시에 유물인 전시품들을 보면 관람객들은 오래된 물건의 집합소로 알던 박물관에 대한 고정 관념을 고치게 될 것이다. 하긴 70년대 학용품을 유물로 비치한 박물관도 많기는 하다. 

항공우주박물관 전시 구성의 특징은 관람객이 직접 만지고 보고 듣는 현장감에 있다. 최대 인기 전시품인 비행 시뮬레이션이 좋은 예다. 주말에는 조종간을 잡아보려고 대기하는 줄이 두 대의 시뮬레이터 앞에 길게 늘어선다고 한다. 

'가상항공 체험관'은 관람객이 화면 속의 공항에서 비행할 기종을 직접 선택하고 이륙시킨 후 자유자재로 비행자세를 바꾸는 시스템이다. 입체 안경을 끼고 대형화면에 몰입하다 보면 관람객이 항공기를 조종 중인 듯한 착각에 빠진다. 

'우주 여행실'도 인기 만점이다. 역시 관람객이 직접 동작시켜 보면서 태양계의 각 위성을 원하는 대로 돌아볼 수 있다. 도중에 만나는 우주정거장은 거의 완벽한 현장감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 가상체험 시스템들은 약간의 보완으로 실제 비행훈련에서 쓰이는 것들인데 기본 프로그램을 모두 항공대에서 개발한 것들이라고 한다. 

수장고를 포함해 총 330평인 전시실은 다른 박물관에 비해 넓진 않지만 원룸으로 터서 답답함은 없다. 전시된 유물이 흡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세계적으로 항공 부문 후발주자인 우리나라에서 전시물 구하기가 아마 쉽지 않았을 것을 생각하면 이해는 간다. 

실물유물이 부족한 대신 '풍동 실험기' 등 전문 실험기구와 기록 전시물이 볼 거리다. 항공대에서 자체 제작했다는데 그 수준이 만만치 않다. 비행기 엔진도 초기 세대 실물부터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어 항공기 엔진 발달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전체적으로 역동적으로 꾸미려 애쓴 흔적이 보이지만,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흥미 위주의 전시 콘텐츠가 강조되면서 항공우주박물관이 저학년생들의 과학 놀이터로 인식되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 유치원 단체 방문이 많은 것이 그 예다. 

그러나 전시물을 이해하기가 결코 수월치는 않다. 깊이 이해하려면 고등학생 이상은 돼야 가능한 것이 대부분이다. 

아무튼 관람자 입장에선 좀 더 다양한 실물 전시가 없는 점이 아쉽다. 새로운 전시물의 확보는 예산과 맞물리는 일이니 모든 박물관의 기본적인 고민이지만, 항공우주박물관의 특성상 어려움이 더 많다고 한다. 전시물 대부분이 고가의 완제품 또는 부품이다 보니 보안상의 문제로 기증을 꺼리기도 하는데 대학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단다. 때문에 박물관 기획전 따위는 아직 꿈도 못 꾼다는 게 이 박물관 부준홍 관장의 말이다. 

 

▲ 최근 기증되어 3월 말에 전시가 시작된 터보 팬 제트 엔진. 보잉 747 여객기에도 장착된 엔진으로 이 상태로도 가격이 만만치 않다고. 

ⓒ 항공우주박물관 

1년 5개월 만에 8만명 돌파... 외부 관람객이 더 많아 

어쨌든 국내 최초의 항공우주박물관이라는 항공대의 시도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관람객 수가 모든 성과를 대변하진 않지만 '개관 1년 5개월 만에 관람객 8만명 돌파'라는 기록은 의미가 크다. 현재까지의 관람객은 약 9만명. 항공대 학생 5천명을 빼면 일반 관람객이 8만5천명에 달한다. 이 수치만 봐도 학내기관의 성격에 머무는 대학 박물관의 근본적 한계를 벗어나 대중이 많이 이용하는 사회교육기관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70년대까지는 국립대학이었던 항공대학을 떠올리며 항공우주박물관은 나라에서 관심을 가져야 마땅한 국책 박물관이라는 생각을 한다. 기부금으로 세우긴 했지만 미국의 스미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도 국립이다. 국가 정책으로 세울 박물관을 대학이 운영하고 있으니 나라가 할 일을 작은 대학이 대신 짊어진 셈이다. 

항공대 특성을 살린 전문화된 콘텐츠, 항공대 학생만이 아닌 외부 관람객의 꾸준한 관심, 박물관 존재 자체의 국가적 자존심 등 여러가지 면에서 항공우주박물관은 대학박물관이 학교뿐 아니라 일반 대중을 위한 사회교육 기관으로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표본이라는 게 대학박물관협회 측의 말이다. 

 

▲ 아리랑 1호 위성 축소 모델이 박물관 천정에 실감나게 걸려있다. 관람객 수 백명 중에 한 학생이라도 위성 모델을 보며 각오를 다진다면 항공우주박물관의 존재 이유는 충분하다. 

ⓒ 곽교신 



"한국도 제대로 된 항공우주박물관 하나 있어야죠" 
[인터뷰] 부준홍 항공우주박물관 관장


  

▲ 부준홍 관장 

부준홍 항공우주박물관 관장에게 항공우주박물관의 미래를 어떻게 보냐고 물었다. 

그는 "콘텐츠나 예산 규모가 동등한 비교 대상은 아니지만"이란 단서를 달면서 "미국의 스미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많이 늦긴 했지만 우리 나라도 이런 박물관 하나쯤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 관장은 개관 전후의 모든 난관을 개척자가 겪는 시행착오로 알고 하나하나 몸으로 부딪힌다고 한다. 공무원이나 관람객들의 이해 부족도 이런 박물관을 본 경험이 없어서 생기는 당연한 결과로 이해한단다. 

항공우주공학에 젊음을 바친 순수 공학도로 KT-1 항공기 개발에도 참여한 그는 경영학과는 거리가 멀지만, 기자가 "혹시 부전공이 경영학 아니냐"는 농담을 던졌을 만큼 경영실력도 야무지다. 

보직을 맡기 전에는 어딘지도 모르던 경기도청과 고양시 관계 부처를 업무 협조를 위해 부지런히 드나든다고 한다. 박물관의 중요성과 희소성을 관련 부처에 이해시키기 위해서다. 

해당 지방자치단체와의 유기적인 협조가 항공우주박물관의 과제라고 보기 때문이다. 작년엔 적으나마 고양시에서 예산 지원을 해주는 성과도 따냈다고 한다. 그의 말에서 벤처기업 사장의 도전정신이 느껴졌다. 




항공우주박물관은 서울 신촌에서 수색-일산으로 이어지는 대로변에 서울시 경계를 벗어나자마자 있다. 도로 표지판이 잘 되어있어서 초행길 자가 운전자도 찾아가기 수월하며 주차는 무료. 대중교통도 편한데 홈페이지( http://www.aerospacemuseum.or.kr/index.html )에서 여러 노선을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10:00~17:00까지 개관하며, 대부분 무료인 다른 대학박물관과 달리 입장료가 25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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