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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가자가자 대학박물관 연재9] '독도는 우리 땅' 이라말하지 마라!

2006-07-04 11:28:00
조회 9752
지도는 한 시대의 지리 정보를 시각화한 '그림'이다. '지도가 그림(회화로서의 작품)'이라는 개념이 다소 생소하긴 하지만, 옛지도를 볼수록 그 생소함은 사라진다. 그림같은 아름다운 옛지도가 가득한 곳. 바로 경희대 수원캠퍼스에 있는 국내 최고의 지도 전문 박물관 혜정박물관이다.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소리를 들으면 화가 나요! 

"자기 남편을 향해 '이 사람은 내 남편'이라고 자꾸 주장하면 그 여자는 누가 봐도 이상한 여자 아닙니까?" 

경희대 혜정박물관 김혜정 관장은 그가 반평생 동안 수집한 천여 점의 고지도(古地圖) 무리 앞에서 열변을 토했다. 그가 사람이 아닌 '지도와 결혼'하며 반평생 수집한 고지도들은 단순한 지도가 아니다. 예를 들어 동해의 명칭 변화와 독도와 간도의 관할권 변화 정보를 담은 자료들은 그 자체가 일급 정보. 집요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김 관장은 대화 시간의 절반 이상을 독도와 동해 얘기로 채웠다. 

 

▲ 초창기 양반구 세계지도. 우리나라는 'RE. DE COREE(코리아 왕국)' 으로, 동해는 'MER ORIENTALE'로 표기되어 있다. 세계지도에서 '동해'는 1800년대 중후반부터 '일본해'로 표기 되기 시작하는데 이는 일본의 개항 및 자본주의 정착 시기와 맞물린다. 프랑스 드릴(De L’Isle, G)의 1707년 지도. 58.5 x 44.5 

ⓒ 혜정박물관 

관장실에서는 '부드러운 여자'이던 그가 자식같은 옛 지도 무리 앞에 서자 회갑의 나이가 전혀 믿겨지지 않는 광채로 눈빛이 번뜩인다. 눈빛이 살아 움직이도록 결혼도 하지 않고 지도 모으기에 몰입한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대답은 간단명료하고 싱겁다. 

일본에서 대학(동경 교리츠여대)을 다니던 1965년 쯤 헌책방에 쭈그리고 앉아서 본 옛 지도에 홀딱 반한 이후 "무작정 지도가 아름답고 좋아" 지도를 모으기 시작했다는 김혜정 관장의 전공은 지리학이 아닌 '현대문학'. 

젊은 시절 외식산업 관련 프랜차이즈 컨설팅으로 많은 돈을 벌었고 그 돈을 밑천으로 본격적인 지도 매입을 시작했다지만, 구체적 동기를 자꾸 캐묻는 질문에는 문학 전공자답게 "꿈이 있는 사람은 지도를 좋아 한다"라는 말로 직답을 피한다. 그리고는 또 독도 얘기로 돌아간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니요? 제 귀엔 '대한민국은 우리 땅'이라는 말로 들립니다. 우리 땅인 것이 너무나 당연한데 왜 자꾸 그런 말을 합니까? 일본의 외교 전술에 말려드는 결과인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치는 일은 현실을 잊은 감상적인 애국일 수 있습니다"는 김 관장의 말에는 단순히 컬렉터로서의 정열 이상이 느껴진다. 그건 아마도 일본에서 나고 자라며 민족 차별을 피부로 겪은 김 관장의 남모를 한이기도 할 것이다. 

그는 옛 부터 우리 땅으로 표기된 독도를 우리 땅이라는 주장하는 것이 불필요한 일임을, '대마도는 우리 땅'이라 주장하면 국제 현실 감각을 잃은 말인 것과 같다"는 말로 에둘러 설명하고 싶어 한다. 대마도를 조선의 영유권으로 그린 옛 지도는 많지만 현재 대마도가 일본의 관할임은 명확한 사실 아니냐는 말. 대마도가 조선의 통치권에 있었던 것으로 그린 지도는 물론 일본인들이 만든 지도들이다. 

일본이 만든 고지도에 대마도가 조선의 영토로 표기된 것에 대해 혜정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오일환 박사는 "일본과 조선이 모두 영역 확보에 적극적인 관심을 두지 않았던 당시, 일본측이 대마도를 조선의 영토로 표기한 결과일 것이다."고 해석한다. 

 

▲ 17세기의 아시아 지도. 조선이 길쭉한 반도로 그려지고 'Cory(고려)'와 'Tauxem(조선)'이 같이 표기되어 있다. 이 당시의 세계지도에는 '조선' '고려' '코리아'가 같이 쓰였다. 지도 둘레에는 아시아 주요 도시명과 민속 의상이 화려하게 그려져 있다. 존 스피드(Speed, J. 영국) 1626년 제작. 51.5 x 39.5 

ⓒ 혜정박물관 

강한 나라는 지도도 정밀하고 아름답게 제작한다 

김 관장은 30년 넘게 애지중지 모은 지도 1000여점과 고서류 9000여점을 2002년에 경희대에 기증했다. 기증의 답례로 경희대학교는 수원캠퍼스에 그의 이름을 딴 '혜정박물관'을 개관했다. 

혜정박물관이 소장한 천여 점의 고지도는 소장 품목 수로 단연 세계적이다. 서양 제작 지도와 동양의 것이 대략 6:4의 비율인데 그 중에 120여 점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혜정박물관은 일본 대만 등에서도 학자들이 단체 관람을 올 정도로 소장품의 자료 가치는 국외에도 잘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 태어난 교포 3세임에도 김 관장의 한국어는 재일교포 특유의 잔 뒤틀림이 없는 선명한 표준 발음이다. 그는 그것도 자신의 몸 안에 내재된 독도와 동해에 대한 애정이 낳은 결과로 설명한다. 그의 모든 관심은 독도와 동해뿐인 듯하다. 

혜정박물관의 주요 지도는 대부분 일본에서 수집되었다. 귀한 지도들은 주로 일본 귀족 가문의 개인 서재에서 발견되기 일쑤라고. 일본에서 가지고 들어올 때 통관에 곤란한 일이 많지 않았느냐고 묻자 빙긋이 웃는다. 일본 입장에서도 귀중하게 생각하는 자료들이니 당연히 힘들었고 국내로 가지고 들어오느라고 별별 수단을 다 썼는데 "별별 수단"이 뭔지는 웃음으로 때운다. 

또 "강대국은 지도가 정밀하고 약소국은 지도를 제대로 만들지 못한다"면서, 지도를 수집하면서 지도 제작 기술과 국력이 비례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찾아가기 불편한 박물관 위치

  

▲ 서양에서 발행된 것으로는 조선이 별도로 그려진 최초의 지도. 관북관서 지방은 지금과 비슷하게 표기되었고 호남,충청,영남도 어설프게나마 구획되어 있다. 당빌(D'Anville, J. B. 프랑스)이 1737년 제작. 35.3 x 51.8 

ⓒ 혜정박물관 

경희대 혜정박물관은 소장 유물의 가치에 맞는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박물관의 위치 문제가 그러하다. 

대학박물관 소장 유물은 대학만의 유물이 아닌 전 사회의 문화자산이다. 당연히 학생 뿐 아니라 일반 대중의 접근도 쉬워야 한다. 캠퍼스 가장 안쪽 도서관 4층에 있는 혜정박물관의 접근성이 좋지 않음은 학교 측에서도 인정하는 터. 웅장한 도서관 건물 뒤쪽에 작게 서있는 입구 안내판도 상대적으로 초라하다. 

접근성이 좋은 정문 근처로 박물관을 옮겼으면 하는 것이 김 관장을 비롯한 박물관측의 희망이나 경희대 기획조정실 측은 아직 구체적인 이전 계획은 없다는 답변. 

교육부의 대학평가 항목에 대학도서관은 들어있고 대학박물관은 빠져 있다. 1~3층에 자리잡은 웅장한 도서관과 4층의 단출한 박물관이 이 나라 박물관 정책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박물관이 투자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것은 비단 경희대혜정박물관만의 일은 아니며 나아가 대학박물관의 일만도 아닌 것이 현실. 교육부 평가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하고 싶은 의욕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는 대학박물관협회장 배기동 교수(한양대)의 말은 씁쓸하기까지 하다. 

박물관은 한 나라 문화의 보고다. 박물관이 이 나라 문화의 중심일진대 당연히 문화 관련 예산 집행의 우선순위에서 박물관에 대한 투자가 밀리지 않아야 맞을 것. 이런 현실 여건에서도 알찬 전시를 꾸려가는 각 박물관들을 학생과 일반인이 자주 찾아가는 일이 곧 힘찬 격려가 될 것이다. 

좋든 싫든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다. 경희대 혜정박물관은 자라나는 세대에게 꼭 보여주어야 할 우리의 분명하고 자랑스러운 '과거 그림'이 많은 곳이다. 

혜정박물관은 서울 광화문, 잠실, 강남역, 인천 부평, 성남 등에서 경희대가 종점인 좌석버스를 이용하면 캠퍼스안까지 차가 들어갑니다. 홈페이지에 각 지역별 교통편이 아주 상세히 안내되어 있습니다. 

월~금요일 10:00 ~ 16:00까지 입장하며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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