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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가자가자대학박물관 연재2] 신촌골의 단아한 여인, 이화여대박물관

2006-04-25 15:22:00
조회 9553
신촌골의 단아한 여인, 이화여대박물관 
[가자가자 대학박물관 2] 대학박물관의 모범생 이화여대 박물관(1) 
곽교신(iiidaum) 기자 

 

▲ 1990년에 새로 지은 이대박물관. 접근이 쉬운 정문 근처여서 다른 학교에 비해 비교적 학생들의 관람이 많았다. 재정, 학예실 운영, 전시 콘텐츠 등에서 모범 대학박물관으로 정평이 나있는데 박물관 입지 또한 모범생감이다. 

ⓒ 곽교신 

이대박물관은 우리나라 박물관 역사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1935년부터 시작된 70년의 역사와 연 1700평 규모의 전시실, 1만8000여 전문 서적이 소장된 박물관 부설 전문도서관(2005년 개관), 우리나라 최초로 발굴 인력 전체를 여성으로만 구성했던 광주 번천 일대 도요지 발굴은 공사 중이던 중부고속도로 노선을 우회시키게 만들어 우리나라 도요지 발굴 역사에 일대 획을 긋는 등 이대박물관이 우리나라 박물관 역사에 끼친 영향은 실로 다양하다. 

이대박물관의 힘 

그렇게 에너지가 넘치는 이화여대박물관은 여자 천지다. 여자대학이니 관장이 여자, 직원이 모두 여자인 것은 그렇다 친다지만, 박물관 건물도 여자, 유물도 여자, 디스플레이 방식도 여자, 심지어 박물관을 관람하고 나온 뒷맛도 여자인 것은 여자대학이라는 선입견 때문은 아니다. 

전시장은 구석구석까지 깔끔한 것이 새색시 방같고, 유물의 디스플레이는 가지런히 진열된 화장대가 연상되도록 아기자기하다. 여성스러움이 느껴지지 않을 수 없다. 정갈함과 고요함이 관람에 도움도 되겠지만 한편으론 부담스럽기도 하다. 

"음악이라도 틀면 관람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너무 적막하다"고 안내를 맡은 박미연 학예연구원에게 말을 흘렸더니 "이미 음악이 나오고 있는데요?"라고 한다. 그때서야 낮은 가야금 소리가 귀에 들린다. 깔려 있는 가야금 소리가 안 들린 것은 모르는 여자의 방에 몰래 들어섰다는 생각에 무의식 중에 긴장했기 때문이었나 보다. 

이대박물관 뿐 아니라 거의 모든 박물관의 내부 분위기는 마치 내 발걸음을 내 마음대로 움직이면 안 될 것 같은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왜 박물관은 꼭 물 끼얹은 듯 조용해야만 할까? 박물관의 지나친 엄숙주의는 관람객을 주눅 들게 한다. 

 

▲ 가야금이 놓인 평상. 대나무밭이 보이는 평상에 앉은 상상을 하게 만드는 세심한 전시 구성이 여성스럽다. 이대박물관의 모든 디스플레이는 여성을 느끼게 한다. 

ⓒ 곽교신 

이대박물관의 산 역사인 박물관 학예실의 나선화 학예연구원은 무려 31년을 이대박물관에서만 보냈다. 젊음을 이대박물관에 다 쏟아 넣고도 아직도 애정이 변치 않는 이유를 묻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 주저 없이 한 마디 한다. "재밌잖아요. 얼마나 재밌는데요?" 

여자들이 만들고 꾸민 이대박물관은 모든 것에서 여성 이미지를 느끼기는 하되 그 내부에 잠재된 문화의 힘은 남성들이 만드는 그 어떤 웅장한 전시 공간보다 강하다. 바로 그것이 박물관인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이대박물관의 힘일 것이다. 

박물관에 들어서는 순간 박물관은 내 것이다

  

▲ 떨잠과 뒤꽂이.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장식물(주로 나비)이 바르르 떤다고 떨잠이다. 

ⓒ 곽교신 
취재차 온 것을 잠시 잊고 여인의 머리 장신구인 '떨잠'과 '뒤꽂이'를 한참 바라보았다. 조선 후기에서도 하대의 것으로 보인다. 화려의 극을 달리는 것이 떨잠인데 전시된 것은 오히려 수수한 축에 든다. 

'머리 매무새를 예쁘게 매만진 후 마지막으로 떨잠을 머리에 꽂으며 여자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서방님이 예쁘게 봐주실까 생각하며 설레었을까…' 등등 떨잠으로부터 백 년 이상 흘렀을 시간을 내 맘대로 휘저으며 내 맘대로 얘기에 살을 붙이고 가지를 친다. 

그렇게 몸도 마음도 문화의 향기로 취기가 오른다. 무엇이 전시되었는지 알고 배우는 것은 차분히 정신 차린 다음의 일이다. 박물관 관람은 꼭 뭘 배워 오겠다고 다부지게 작심할 일이 아니다. 박물관은 근본적으로 쉬는 곳이다.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헌장 중 박물관의 역할을 정의한 부분에도 "위락 기능"은 중요한 항목으로 명시되어 있다. 즉 박물관 방문은 즐겁고 신나야 한다. 박물관의 '사회교육 기능'도 방문자가 신나지 않고서는 억지로 하는 학교 숙제와 다를 바가 없다. 억지로 시킨 공부의 결과는 뻔하다. 이대박물관의 콘텐츠는 쉽다. 어려운 전시 주제를 쉽게 풀어주는 그 힘은 이대박물관에 역사로 쌓인 우수한 전시기획력의 산물일 것이다. 


 

▲ 박물관장 오진경 교수. 이대박물관의 특징을 한 마디로 표현해달라는 주문에 "현재에 머물지 않는 역동적인 박물관"이라고 말한다. 

ⓒ 곽교신 
이대박물관장 오진경(미술사학과) 교수는 "박물관에 대한 학교 측의 꾸준한 투자는 우리 박물관의 가장 큰 자랑이고 강점"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연간 두 번 이뤄지는 특별전을 위해 학교 측이 적지 않은 예산을 꾸준히 지원하는 것도 이대박물관이 활기를 띄는 중요한 이유다. 작년에 로또복권기금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어 기획전을 열었던 대학박물관들의 특별전에 버금가는 기획 전시를 이대박물관은 매년 계속하고 있다. 

그러니 이대박물관을 자주 드나들 수 있는 지역 주민들은 박물관 관람에 관한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지금도 이대박물관은 '2006년 봄전시'라는 큰 제목의 특별전을 4개의 별도 테마 아래 열어놓고 있다. 

상설전시관에선 ‘조선시대의 살림집’과 기증전시관의 ‘나들이-계절에 따른 차림새’가 각각 7월 31일까지, 담인복식미술관의 ‘전통혼례의 차림새’가를 6월 3일까지, 현대미술전시관의 ‘여성공감-함께 느끼는 여성이야기’가 5월 4일까지 각각 전시된다. 

 

▲ 화각(소뿔을 종이처럼 얇게 저며 붙이는 기법) 장식의 자와 실패. 여염집의 아낙은 만져보기 힘들었던 귀한 물건이다. 

ⓒ 곽교신 

이대박물관의 도슨트 프로그램 

이대박물관의 <2006 봄 전시>는 이대박물관에 수집되어 있는 유물 중에서 기획 의도에 따라 재선별되어 전시되는 것으로 유물의 배치나 전시 기법 등을 세세히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원할 경우엔 전시 유물의 해설을 도슨트들에게 부탁할 수 있다. 도슨트는 관람자를 도와주는 무보수 해설사를 말한다. 이대박물관은 새로운 전시가 시작될 때마다 그 전시를 위한 도슨트를 새로 양성한다. 도슨트 교육 및 활용 프로그램은 이대박물관이 우리나라 박물관 전체를 통 털어 단연 독보적이다. 

도슨트 교육생들은 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 모집되는데 이대 재학생들은 물론 일반인에게도 기회가 개방되어 있다. 그러나 아직 일반인이 신청한 경우는 없었다는데 이대박물관 측은 최소한의 자격을 갖춘 일반인의 도슨트 교육 참가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봄 전시에 도슨트로 봉사 중인 회화판화과 3학년 정유진 학생은 "관람객에게 해설을 하면서 뿌듯한 보람을 느끼며 졸업 후에도 기회가 닿는다면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도슨트로 봉사하고 싶다"고 말한다. 도슨트 경력이 있는 학생들은 졸업 후에도 관련 분야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박물관 측의 말이다. 

 

▲ 이대박물관 2층의 장독대가 보이는 휴게 공간. 휴식과 위락은 박물관의 주요 기능 중의 하나이다. 관람객은 이 공간에서 전시로 얻은 문화적 감응을 마음 속에 정돈한다. 

ⓒ 곽교신 

매주 금요일 오후 2시부터는 전체 관람 동선을 따라가며 각 관람실의 도슨트들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금요 전시 설명회’가 열린다. 이 프로그램은 차분한 관람 분위기 유지를 위해 선착순 40명으로 제한된다. 

이대박물관은 일반인에게 무료로 개방되어 있다. 주로 대학 부근 주민이 많이 찾는 편이고 멀리 일산 쪽에서 오는 방문객도 많다고. 오진경 박물관장은 "언제든 일반인의 방문을 환영한다"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대박물관을 찾아와서 이대박물관의 분위기에 젖으며 고급 문화 향수의 기회를 갖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대박물관은 월~토요일, 9:30 ~ 17:00까지 무료로 개관하며 물론 입장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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